우리 집에 토끼가 있었어 _ 2024 _ Acrylic on canvas _ 162.2x130.3cm
바람이 불어와요 _ 2024 _ Acrylic on canvas _ 162.2x130.3cm
아직도 찾고 있는 거야? _ 2023 _ Acrylic on canvas _ 90.9x72.7cm
"설렁설렁 그리는 기술
그림 수업을 하다 보면 어떻게 해야 그림을 잘 그리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말한다.
“잘 그리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편안하게 그리면 됩니다.”
모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다.
하지만 이게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모든 일은 힘을 빼기만 해도 더 잘할 수 있다.
내가 오랫동안 그림 작가로 일할 수 있었던 건 설렁설렁 그렸기 때문이었다.
힘을 빼고 설렁설렁. 부담 없이 설렁설렁.
"그림의 속도
나는 달리기도 느리고, 수영도 느리고, 생각도 느리다.
집중력이 좋지 않아서 오랫동안 한 가지 일을 잘 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그림은 빨리, 꾸준히 그린다.
그림이라도 이렇게 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오래 붙잡고 그려야 할 그림도 있지만 순간적인 느낌을 포착해야 하는 그림도 있다.
정답은 없다.“
"우연히 시작되고 갑자기 끝나는 그림
처음부터 모든 것을 계획하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러지 않는다.
내 그림에는 치밀한 계획 같은 건 애초부터 없다. ‘나는 왜 이렇게 계획적이지 못할까?’
‘내 그림은 왜 단단하지 못한 걸까?’ 하며
자책할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내 그림과 방식을 인정하기로 했다. 사람마다 생긴 게 다르고 성격도 다르니까.
그래서 재미있는 거니까.“
"최고의 칭찬
누군가 내 그림을 보고
“쉽게 그린 것 같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무심코 그린 그림 같은데 자꾸 보고 싶은 그림이라고도 했다. 이건 최고의 칭찬이다.
내 그림은 대충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내가 이런 그림들을 그리기 위해 버린 그림과 쌓아 온 세월은 만만찮다.
쉬워 보이지만 정말로 쉬운 건 별로 없다.“
"잃어버린 대담함
아이들은 빈 도화지에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어떻게 곧바로 그리는 거지?’ ‘스케치도 없이 이렇게 그리다니.’
직업으로 그림을 그리는 나도 배우고 싶은 대담함이다.
아이들은 손이 가는 대로 쓱쓱 그려서 멋진 그림을 뚝딱 만든다. 하지만 이랬던 아이들이 중학생, 고등학생이 될수록
점점 더 고민을 많이 하고 자신감이 없어진다.
무엇이 그들의 대담함을 빼앗아 가는 걸까?"
김중석 그림에세이 ‘그리니까 좋다(창비)’ 일부 발췌
꽃을 그리는 시간 _ 2024 _ Acrylic on canvas _ 91.0x116.8cm
꽃 자동차 _ 2024 _ Acrylic on canvas _ 65.1x53.0cm